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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공무원 퇴사하고 6개월 후기

by Γ∠5ⅰ│ 2022. 3. 24.

공무원 퇴사후 6개월이 거의 지나가는 지금, 누군가 나에게 사직서 냈던 선택을 후회하냐고 종종 물어오는 경우가 있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이 No다. 사업자등록증만 내놓고, 제대로 하고있는 사업도 없는 백수 처지이지만 그래도 공무원일때보다는 한결 가벼운 마음이다. 아무렴 공무원 퇴사율도 요즘 높아지고 있다는데.

 

공무원을 계속 하는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 선택이다. 사람이 어려워도, 일이 어려워도 그냥 몇달이고 몇년이고 버티면서 다니면 다 다녀진다. 그냥 회사 다니면서 일 하면 그만인 것을 굳이 왜 의원면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냐고? 그것도 신규공무원도 아니고 수년차 중진 공무원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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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얽매어있는 느낌

뭐만하면 '공무원이니까'로 귀결되는 몇가지 애로사항들이 있다. 심지어 나는 재산도 별로 없는데, 직렬의 특수상 재산까지 만천하에 공개해야 했다. '공무원이니깐' 감수해야 하는 오만가지 불합리한 상황들이 몇년간 나를 짓누르고 있었고, 나를 얽매어왔다.

 

 

공무원은 근로자가 아니다

한때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때 함께 많이 쓰였던 용어가 바로 공노비와 사노비. 직장생활을 하는 월급쟁이는 다 노비라는 데서 나온 푸념섞인 말들인데, 내가 공무원 일하는 동안은 철저히 '노예'근성으로 살아왔다. '국가 정책이 이렇게 짜여졌으니' 어쩔 수 없이 그에 맞는 행정업무를 해야한다. 내가 원치않는 일을 아주 잘 수행해야 했다.

 

사명감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정신? 어느정도껏이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말도안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속에 있다보면 어느새 초심은 다 사라져있다. 공조직이 생각보다 체계적이지 못하여, 언제나 인력난에 시달리고 일하는 놈들만 죽어라 일한다. 

 

 

공무원이라서 좋은 점도 물론 있겠지. 하지만,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것이 아니고 공무원법을 적용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국가에서 유사시에 너네들을 마음대로 부려먹겠다는 뜻. 당직근무만 봐도 의도가 보인다. 근무시간은 12시간이 넘어가는데, 수당은 고작 3만원.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이다보면 사기가 떨어질수밖에 없다.

 

 

솔직히 이 직업 처음부터 별로였다

 

 

국가공무원 7급시험에 합격했을때 받은 문자를 휴대전화 바탕화면, 카카오톡 프로필로 하고 다니실 정도로 부모님들은 꽤나 많이 좋아하셨다. 하지만, 입사 1년차 신입한테 '선임말 잘듣고 열심히 배우라'면서 '이런것도 제대로 검토해오지 않느냐' 꾸짖는 이율배반적 상황에 엄청난 혼란이 오곤 했다.

 

앞이 정해져 있는 것도 영 별로였다. 진짜 훌륭한 공무원들도 주변에 있었으나, 특히 퇴직에 가까워가는 공무원분들을 보면 그저 삶의 의욕이 별로 없어보이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어느 조직이든 나의 미래를 알고싶다면 주변의 선임이나 상사를 잘 살펴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공무원을 보면, 나는 '저렇게 되고싶지 않은' 제1의 직업이었다.

 


 

퇴사하게 된 계기

 

 

퇴사는 1년차부터 계속 마음에 품고 살았다. 시달리는 격무, 경직된 상하관계, 폐쇄적 문화, 연고지 배려없는 순환근무 등 이 직업을 오래는 못하겠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 

 

심지어 이 직업은 일도 많은데 박봉인지라, 생계를 위해 다른 부업이나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주식투자를 열심히 했는데, 덕분에 많이 잃었다. 핑계에 불과하지만, 일한만큼 충분한 보상이 주어졌다면 굳이 주식투자에 눈을 돌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식 평타만 쳤어도 퇴사가 한결 빨라졌으리라 본다.

 

입사 수년이 지났는데, 주식으로 계속 잃어서 재무상태가 제자리걸음이었다. 집한채는 고사하고 빚만 늘어난 상황. 생각해보면 이대로 그만두면 뭐해먹고살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도 그랬고, 나는 회사다닌 수년간 '내가 써먹을 수 있는'무기는 전혀 연마해놓지 못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 눈을 뜨다

 

 

공무원 월급만 받다 보니 시야가 참 좁긴 좁았나보다. 세종시 본부로 발령이 날것이라는 예고가 있었기에, '썩은 무라도 베어보자'는 심정으로 인터넷에서 다른 일을 알아보았다.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돈 버는 방법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입고있는 이 옷, 먹고있는 음식 등등이 어떻게 나에게까지 오게 되었는지 미처 몰랐다. 하지만 이 세계를 알고나서부터 세상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비즈니스에 의해 제공된 것이구나'를 알게 되었고, 나도 그 일원이 되고 싶었다.

 

그냥 사표를 냈다

내가 지금 뭘 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이런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것이 싫었고, 하루라도 빨리 뛰쳐나와서 나의 비즈니스 역량을 기르고 싶었다. 빚이 있었는데 그냥 때려치고 나왔다.

 

 

퇴사하고나면 발생하는 문제

늘 그렇지만, 경제적 문제는 떼려야 뗄수가 없다. 퇴직금 받은것을 다 퉁쳐도 빚이 다 안갚아진다. 그래도 아직 대출기한에 여유가 있으니 근근히 버텨나갈 수는 있다.

 

당장 수입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으며 수입창출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 알바라도 할걸 그랫나.

 

각종 인터넷 부업들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부업들이 많았지만, 말그대로 '부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업'으로 일궈야 하는 상황이었다. 퇴사는 했고, 들어올 돈은 없고 마음만 급하다. 남들이 수년간 일궈온것을 몇일만에 성과를 보려하니 스트레스만 많이 받고 성과도 잘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지속가능한'모델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고, 좋아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는 매체가 무엇인지도.. 여러가지로 어려움에 봉착하였다. 반짝 수익날 수 있는 플랫폼이나 꼼수는 있지만,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몇가지 해본 경험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블로그

 

그때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블로그이다. 이 블로그는 개설한지 얼마안된 신규 블로그이다. 이외에 네이버블로그와 또다른 티스토리블로그 몇개가 있는데, 아직까지도 미약한 수준이다. 하루평균 6~7달러 수준의 구글애드센스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블로그에서는 한달 6~7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는 수준.

 

 

스마트스토어

퇴사 3개월차에 스토어도 시작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시장이 많이 과열되어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았다. 지금 이순간에도 프로그램을 돌려서 상위노출 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쟁쟁한 경쟁사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그러다 아이템 하나가 잘 선정되어 하루에 50만원 이상 파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노하우와 경험부족으로 관련법 위반으로 신고를 받고 아이템을 내리게 되었다. 이후로는 계속 쉬고있는 중이다. 잊을만하면 판매되는 물품이 한개씩 있으나, 큰 돈은 안되는 실정이다.

 

 

쿠팡파트너스

의외로 돈이 되는 분야이다. 처음에는 인식도 정말 안좋고, 시급도 안나온다 생각했는데 지금에서야 깨닫는 것은 '내 성장과 함께한다면 돈벌기 좋은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지식인 꼼수, 카페게릴라 등등 여러가지 많이 해봤으나 모두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결국은 정석으로 가야하며, 이 방법대로 한달에 20만원 이상은 벌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금액이 더 늘어나겠지

 

 

네이버 지식인 상위노출

네이버 지식인이 특정 업체들의 광고판이 된 지 오래다. 본래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물건을 팔기위한 하이에나들만 득실거리는 상황. 여기에서 지식인을 통한 홍보를 대행해 준다고 서비스를 기획, 출시하였다. 하지만 전문업체도 아닌 개인으로서 이 서비스를 하려고 하니 문제가 몇가지 발생했다. 심지어 어뷰징으로 찍혀서 한달 정지까지 먹어버리는 치명타를 맞고야 말았다.

 

결국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잠정중단.

 

 

카카오뷰

카카오뷰가 생각보다 괜찮은 매체임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내가 만든 콘텐츠를 모아서 발행만 하면 되어, 상당히 간단하면서 알리기 좋은 수단. 여기서 파생되는 수익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계속해서 발행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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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후기

 

퇴사하고 돈을 많이 못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간 쌓아온 매체에 대한 기술적인 노하우들이 있어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깨달은 중요한 사실은 '지름길은 없다'는 것. 남들보다 늦었다고 조급해하지말고, 한발짝만 더 나가도록 노력하면 결과는 분명 나오게 된다.

 

바깥세상은 공무원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세상이기에, 내가 겪고 시행하는 이 모든 것들은 나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블로그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것을 해나갈 수 있는 힘이야말로 전문성과 신뢰를 낳게 되고, 이것이 조금씩 돈을 더 벌어다줄 것이라 생각한다. 공무원 때려치고 나는 이렇게 먹고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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